시인 김남열 / 까불고 살아도

까불고 살아도

김남열

세상에 있는 인간들이
아무리 까불고 살아도
부처님 앞 손오공이고

세상에 있 는 인간들이
아무리 까불고 살아도
한낱 티끌같은 존재고

세상에 있는 인간들이
아무리 까불고 살아도
한 줌 흙으로 돌아가고

세상에 있는 인간들이
아무리 까불고 살아도
불로장생 못하고 살고

세상에 있는 인간들이
먹고 싸지 못하게 되면
까불다가도 죽는 것을

오호라! 땅에서 아무리
땅따먹기 하며 살아도
죽을 때는 빈손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