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백수 노답인생 나보고 자존감 올려라..

지금 20살 고졸 백수야
공부 열심히 해 본 게 초등학교가 끝이고 그 후로 공부 놨어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꿈도 없어

집이 좀 가난해서 사교육도 안 받았고 부모님도 나 공부 별로 관심 없었어서 걍 방목했어
물론 내 성적을 부모 탓하는 건 아니야 모든 건 내 잘못이고 내 책임이지 철없고 생각 없고 자기 객관화 안 되고..

암튼 그래서 학창 시절 놀면서 날렸어
당연히 수능 개망했고 평균 5등급인데 이것도 운 좋아서 5등급이지 수학 국어 완전 노베에 수학은 중학교 것도 몰라 국어는 모고치면 6 7등급 나오더라 ㅋㅋ… 아예 어휘를 잘 몰라서 독해도 안 되고 걍 글 이해가 안 돼

첫 수능 보고 난 후도 정신 못 차리고 친구들 다 재수한다길래 나도 재수하지 뭐 이런 가벼운 생각으로 재수 시작했고
뭔 자신감인지 독학 재수 했어 물론 학원 갈 돈도 없었지만..

날 과대평가하고 일단 오늘은 미루자 이런 마인드로 지금까지 놀기만 했어
근데 논 것도 제대로 논 것도 아니고
진짜 거짓말 없이 하루 종일 방 안에서 깨어있는 시간 동안 누워서 핸드폰만 하고
자책하고 친구들하고 비교하며 현타느끼고
그러고 사니까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불면증 대인기피 생겨서 자해까지 심해지고 adhd가 심하다는 것도 알게 됐어
그럴수록 얼른 공부 하던가 뭐라도 행동을 했어야 하는데.. 알면서도 안 하더라 진짜 나약하고… 한심함..

그렇게 살다가 6월부터 공부하려 하는데 거의 영어 탐구 빼곤 다 노베니까
(물론 영어 탐구도 잘 하는 거 아니야 3등급 정도)
해도 뭔 소린지 모르겠고 국어 독서 지문 하나 분석 이해하는데 3시간 이렇게 걸리고
집중도 안 되고 경계선 지능인가? 싶을 정도로 남들은 30분만에 하는 걸 난 몆 시간 걸려서 겨우 하고
아주 쉬운 개념도 이해하는데 엄청 오래 걸리고
그러다 보니까 또 회피 도피성으로 침대 누워서 핸드폰만 하고

이 정도면 공부 머리는 아닌가보다 하고 포기하고 딴 길 찾아야 하는데
공부 10시간 8시간도 제대로 집중 못 하면서
다른 일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미래 어떻게 살아갈지 걍 깜깜하다

올해 수능 보고 성적 맞춰 대학 가서 자격증 따고 취업하거나.. 기술 배우거나 잘하는 일 찾아 개발해서 돈 벌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은데

20년을 이따구로 보낸 나로서 그것마저 할 수 있을지 자기 확신이 하나도 안 들고 그냥 나 같은 새낀 죽는 게 부모에게 도움이겠다 싶어..

심지어 외모나 몸매가 특출나면 쇼핑몰 모델 같은 거라도 해볼까 하는데
재수하면서 살 10키로 정도 쪄서 개돼지 됐고
주걱턱도 심해서 교정에 양악도 해야 되고… 연애도 중딩 때 몇 번 해 본 게 다야

근데 심지어 ㄹㅈㄷ 흙수저라 핸드폰도 공기계 몇 년 씩 쓰고 중학교 때 입던 옷만 아직도 입고 다니는 수준이야

20살이라는 1년 동안 남들은 대학 생활하고 돈 벌고 다 열심히 사는데 난 하다못해 알바도 안 하고 그냥 통으로 시간 날렸다는 게 너무 역겹다
난 진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죽는 게 답인듯싶다
나 같은 애는 사는 게 민폐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