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내용을 잘 못 써서 이번에도 간단하게 쓸께요.
형님과 조카는 추석 3일전 여행을 갔고 남은 조카는 아주버님이 케어했습니다. 미국 출장이 예상보다 짧아져서 일찍 입국했더라고요. 물론 피곤하다고 거의 누워만 계셨습니다.
추석 날 아침 부터 어머니가 기분이 안좋으시더라고요. 예상을 했었기에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전 날 음식물 쓰레기를 안버렸다 아침에 먹을 음식이 없다 이런 시시콜콜한 잔소리를 하셨지만 시댁에서 음식물 쓰레기는 버려 본 적이 없고 음식도 말씀과 다르게 많아서 대답을 안했습니다.
아침 먹고 난 후 집에 가려고 짐을 싸는데 시부모님이 안보이셨어요. 알고보니 밭에서 고추를 따오셨더라고요.
40kg 자루 2개 분량 정도를 가지고 오셔선 고추 짱아찌를 만들고 친정에 가라고 하시네요.ㅎㅎㅎ
그냥 간장만 부으면 된다고 언릉하고 가래요.
또 집에 음식도 많으니(아침엔 없다고 타박하셨으면서..) 점심도 먹고 가라네요.
고추 짱아찌는 간장만 부어서 될 일이 아니잖아요.
제가 황당하고 할 말도 없어서 그냥 한 자루만 주시면 집에서 추석 끝나고 담가 먹을께요. 하고 한 하루만 챙기고 친정으로 왔습니다.
평소 친정이랑 시댁이랑 1시간 거리인데 차가 막혀서 3시간 만에 도착했네요.
암튼 고추는 엄마와 언니랑 셋이 나눠서 각자 집에가서 짱아찌를 담갔습니다. 안 담글까도 생각했는데 저랑 남편이 고추짱아찌를 좋아해서 그냥 하기로 했습니다.
셋으로 나눴어도 양이 많아서 닦고 다듬고 구멍 뚫고 초간장 다리고 식혀서 담고 하는데 반나절은 훨씬 걸렸어요.
언니는 막 웃으며 너 이거 먹을 때마다 시어머니 생각나겠다며 잠깐 놀렸어요.
사실 그 자리에서 화를 내고 대들까도 생각해봤는데 추석이라 들뜬 아이도 있고 자기 집인데도 편하지 못 한 남편도 한심해서 그냥 집에 오는 길에 어머니 참 이상하다 타박하고 말았어요.
별로..재미없는 후기이네요. 등신 처럼 보일 수도 있고요.
그냥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시댁의 기대도 낮아지면서 최대한 안가고 최대한 전화 안 하고 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