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데 말할 곳이 없네요.

오늘은 특히 더 지치고 힘든날이네요.

저희는 40대 주말부부, 자녀 둘을 양육하고 있어요.
결혼 18년차
남편은 주말에만 올라오고
전 아이들과 함께 있어요.
주말부부 한 지는 4개월정도 됐구요.
평소 5시반쯤 일어나 아이들 아침 준비하고, 저도 씻고 7시쯤 집에서 나옵니다.
애들은 알아서 학교와 학원에 다녀오구요.
저는 보통 저녁 7시~8시에 집에 도착해요.
그 때부터 급히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저녁 밥 차리고 치우고 강아지 산책하고 아침에 건조기 돌려놓은 빨래꺼내서 정리하고 여기까지 하면 10시가 훨씬 넘어요.
미래를 위한 공부도 하고 있어서 보통 취침시간은 약 12시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드니 가장 만만한(?) 청소를 게을리 하며 살고 있어요.
남편은 주중엔 회사에서 일 하고
야근은 바쁠때 주1회정도 하는가봐요
주말엔 보상심리 일까요?
친구만나러 나가고 취미활동 하러가고..
저는 공부 때문에 토,일…모두 바빠요
쉬는 날이 하나도 없는 셈이죠.

그런데요 너무 말이 안통해요.
힘들다고 하면 자기도 힘들다고 하고
그러게 강아지는 왜 입양했냐(3년 됐어요)하고
딱 강아지 예뻐하는 것만 해요.
그러게 공부는 뭐하러 시작했냐
그만두는게 어떠냐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해요.
아, 그러게 누가 그런거 시작하래? 가장 잘 하는 말이네요.

청소 안한걸로 쉼 없이 짜증내고 잔소리하고..
냉장고 열어서 안 먹은 반찬보며 잔소리하고..
냉동실 열어서 잔소리 하고..
내일 오는 날인데 잔소리 듣기 싫어
방정리하고 냉장고 며칠 지난 반찬 버리고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현타가 오는 느낌.

싸우기 싫어서 그냥 대응하지 않았을 뿐인데..
바보가 된 것 같네요.
내가 어디가 부족한가?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친구만나서 밥먹고 차마시는 거 정말 좋아하는데
제 시간이 하나도 없어요
친구 만나면 해야할 일이 뒤로 밀리니 넘 힘들어서 못만나요.

지금도 할 일이 태산인데 갑자기 답답해서요
이야기 할 데도 없고.. ㅠㅠ
하루만 아무것도 안하고 자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