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한달에 얼마씩 적금 넣으시나요?

26살 취준생입니다
살아온 인생보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훨씬 더 긴데
그 긴 시간이 너무 아득하고 막막하게 느껴져서
조언을 구합니다

다들 한달에
얼마씩 적금 넣고
노년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저는 소위 말하는 가난한 집 자녀입니다
엄마가 이혼하고 혼자서 키워주셔서
어릴때부터 포기하는 법 부터 배웠어요
뭔가를 소유한다는 개념을
제가 알바하면서 처음으로 배웠던거 같아요

물론 엄마는 저를 위해 뭐든 해주고 싶어 하셨지만
집이 가난한걸 아는 저는
무엇도 갖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가고싶은 4년제 대학의 문예창작과를 포기하고
학자금 대출을 받아 전문대에 진학했고
중간에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두번 휴학했어요

그러다보니 26살이 되었네요

남들은 너무 좋은나이다, 뭐든 할수 있겠다 하지만
저는 당장 제가 뭘 할수 있는지 보다는
미래에 제가 어떻게 살아갈지가 더 두렵네요

엄마는 아직 50대 초반이라 일을 하고 계시고
할머니는 70대 중반이고 노년 연금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계세요

삼촌이 아프다보니 할머니 재산은 다 병원비로 들어갔고
어렵게 살고 계세요

거기에 나이가 든 할머니는 무릎이 자주 아파
주기적으로 병원가고
수술도 몇번 받으셨어요
다리에 힘이 없어서 며칠전엔 넘어지셔서
꼬리뼈 수술을 위해 입원해 계신 상태입니다

할머니 병원비는 오롯이 엄마가 감당해야하는데
엄마 수입으로 당연히 불가능하죠

제가 대학 다니면서, 휴학했을때
밤새 뷔페 알바로 모아놨던 돈을 내놔야했어요

엄마가 직접적으로 달라고 하진 않았지만
그럴수 밖에 없었어요

가족들이 나한테 못돼게 굴고
나쁜 사람들이었다면
제가 모은 돈 들고 독립했겠지만
가족들이 너무 착하고
저를 너무 사랑하고
저도 사랑해서 보태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엄마도 할머니도 삼촌도
제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돈이 없어서
한달에 한번 있는 가족모임도 미루게 되고
외식할라치면 싼 가게부터 찾고
돈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비슷하게 늙어갈 제 미래가 그려지는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번생에 결혼은 하지 않을거에요
원래 이성에 대한 관심이 쭉 없었고
고백 받아도 설렜던 적 없어서 괜찮을거 같아요

책임질 가족 없이
나 혼자 벌어서 나 혼자 먹고 살면 좀 낫겠죠

그런데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할까요?

한달에 최소 얼마씩 적금을 들어야 될까요?

요즘 정년이 65세라는데
그럼 65세 이후부터 죽을 날 까지는
수입 없이 살아야되는데

젊은 시절에 얼마씩 모아야
노년에 비참하게 살지 않을까요?

제가 머리가 좋아서 주식으로 대박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갑자기 고소득자가 되서
부동산을 구매해 불로소득을 만든다는건
당장은 생각하기 어렵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요

(앞으로 살면서 제가 달라질 순 있겠지만
지금 현재 생각은 그렇습니다)

상위 몇프로 안에
드는 특별한 분들 말고

평범하게 직장생활하시는 선배님들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얼마씩 벌고
얼마씩 모아야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요?

부유하게 노년을 보내고 싶은게 아니에요

다만 비참하게 살고 싶진 않은거죠

살아야한다면
최소한 사람답게는 살고 싶거든요

할머니처럼 병원비로 울지 않고
엄마처럼 병원비에 허덕이지 않게
살고 싶어요

엄마도 노년 준비가 안되셨을거라
제가 40대쯤 되면 엄마 병원비나 용돈 같은걸
책임져야할텐데
26살~40살까지 제가 직장 생활 하며
모은 적금을 다 쓰게 되는건 아닐까

순리대로면 엄마가 먼저 떠나게 될텐데
엄마가 떠난 뒤에 다시 돈을 모아
내 노년을 준비하는데는 얼마가 걸릴까

그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해져요

저보다 그 고민을 먼저 하시고
그 길을 먼저 걸으셨던 선배님들의 얘기가 궁금해요

현실적으로 조언해주시면
정말 감사할거 같습니다

앞으로 제가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거 같아요